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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영화를 보는 행위는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쾌감을 얻기 위함이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나와 같음을, 그리고 다름을 느끼며
억압된 욕망에 대해 보상도 받고, 금지된 욕망을 배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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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처녀작 <타인의 삶>은 어쩌면 이 시대의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들을
훔쳐봐야만 하는 영화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데올로기에 얽혀있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
조지오웰의 소설 제목과 같은 년도(1984)를 배경으로 하는 <타인의 삶>속에 등장하는
권력의 감시에 대한 현실적 감각은 우리에게 없다.

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삶>은 어쩌면 이 시대의 사람들과 너무나 같은 모습들을 훔쳐봐야만 하는 영화다.
서로를 훔쳐보고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그것은 누구나 남을 들여다 보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훔쳐보거나 주변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들여다 보고 싶은 욕구는
이데올로기보다 우선적이다.

남을 훔쳐보고 싶은 욕구야말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인간의 원초적 욕구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항상 남들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나를 발견하는지 모른다.

<타인의 삶>에 등장하는 비즐리 역시 도청의 임.무.를 넘어서 관음의 욕.망.을 느낄 때 비로서
비밀요원 'HGW XX/7'이 아닌 '비즐리'의 살과 피를 느끼는 것이다.

관음의 욕망이 커져갈수록 비즐리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가 살아가는 삶 - 그들이 연출하고 출연하는
연극 - 의 관객이 아닌 배우가 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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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즐리는 HGW XX/7가 작성하는 보고서에 감정을 불어넣기 시작하고,
여주인공 - 크리스타 - 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엑스트라가 되기도 하며,
플롯의 흐름을 바꾸는 - 타자기를 자신이 빼돌리는 - 연출가가 되기도 하면서
타인의 삶을 점점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 간다.

내가 훔쳐 본 영.화.<타인의 삶>이든,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연.극.이든,
그리고 비즐리가 마지막에 펼쳐든 <착한 사람의 소나타>라는 책. 속에서든,
우리가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행위는 결국,

비즐리의 마지막 대사처럼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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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합의한다 너에 이다. 그것은 이렇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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